손톱깎이 누군가 내게 당신은 그를 얼마나 사랑하나요, 하고 묻는다면 나는 외면하며 손톱만큼요,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서서는, 잘라내도 잘라내도 평생 자라나고야 마는 내 손톱을 보고 마음이 저려 펑펑 울지도 모른다. - 왕구슬 Comment. 매일 손톱만큼 자라나는 그리움이 깊어 사랑할 수 없다는 누구의 노래가 생각난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 왜 이렇게 생각이 많은지 생각해 보면 내가 하고자 하는 행동, 작은 일에도 항상 이유를 찾기 때문이다. 그래도 되는지 그건 틀린 게 아닌지, 그렇게 했어야 했는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기 위해 많은 생각들을 하며 살지만 그 생각이 너무 많아 스스로 지쳐갈 때면, 또 이렇게 생각한다. 그건 가장 비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때론 내가 좋으면 좋고 내가 싫으면 싫은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내가 싫어하는 걸 싫어하고 밀어내면 그만큼 아픈 순간은 더 적게 찾아 올테고, 좋아하는 걸 좋아할수록 삶에는 좋은 순간이 더 많이 남게 될테니, 시간이 지나 뒤돌아 봤을 때는 가장 적은 후회가 남지 않을까.
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 공동체의 선(善)에 기여하는 것인가? 도덕적 딜레마의 기준이란 무엇인가?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관차 앞에 작업자 5명 vs 작업자 1명과 부딪쳐야 할 상황이라면 Q) 당신이 기관사라면 어느 방향을 선택하겠는가? →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이 필요할 수 있다 : 공리주의 Q) 인부 5명을 구하기 위해 덩치가 큰 구경꾼 1명을 선로로 밀겠는가? → 딜레마 → 위와 같은 논지라면 5명(다수)을 살릴 수 있으므로 1명(소수)을 미는 것이 옳다. 복지 (공리주의) : 벤담 자유 (자유 지상주의) : 칸트, 존 롤스 미덕과 공동체주의 : 아리스토텔레스 1. 공리주의 질적 공리주의 : 밀 양적 공리주의 : 제레미 벤담 →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핵심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인간..
설렘이라는 감정 설렘이라는 감정은 무척이나 희귀합니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설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원치 않는다고 해서 설레지 않을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상에 깜짝 선물처럼 찾아오는 감정이 바로 설렘입니다. 아주 가끔 찾아오는 감정이므로, 결코 흔하지 않은 감정이므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귀중합니다. ... 제가 확신할 수 있는 건 사랑에 내포된 수만 가지 감정 중에서 처음의 두근거림만큼이나 강력하고 압도적인 감정은 없다는 겁니다. 다른 모든 감정을 집어삼키고 뒤흔들 수 있는 강렬한 감정,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생생한 감정, 어쩌면 그게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싶은 감저으, 다른 조건이나 여건, 환경에 눈 돌리지 않고 감정 그 자체에 충실할 수 있는 감정은 설렘이..
사랑의 감정, 사람의 감정.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쿨해지려고 노력합니다. 매사에 드라이해지려고 애쓰죠. 왜냐하면 그게 편하고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니까요. 어른이 되고 사람을 만나고 몇 번의 사랑을 경험하다보면 알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게 참 덧없다는 걸, 사랑 때문에 질척이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은 없다는 걸.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의 감정은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특히 사랑은, 사랑에서 비롯된 설렘과 그리움, 외로움과 후회 같은 감정은 피할 수도 없고 숨길 수도 없고 없앨 수도 없죠.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랑을 경험해 본 능숙한 사람도, 아직은 혼자만의 사랑이 익숙한 사람도, 이 감정 앞에선 누구나 어김없이 영락없이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이 감정 앞에서는 쿨한 척 노력하는 것도 드라이한 척 애쓰는..
못나고 못난 단언컨대 내 이별은 나만 힘듭니다. 세상에 내 이별만큼이나 나 혼자 힘든 일도 없죠. 내가 아무리 세상이 떠나가라 슬퍼해도, 세상은 내 이별 따위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나는 이별한 내가 불쌍해 죽을 것 같은데, 이렇게 계속 슬퍼하다간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걱정돼 죽겠는데, 남들은 그게 무슨 대수냐는 듯이 꿈쩍도 하지 않죠. 나를 불쌍해하기는 커녕 그까짓 이별이 뭐라고 그렇게 유난을 떠느냐면서 오히려 한심하게 쳐다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에요. 내 슬픔의 강도와 정도와 깊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니까요. 사실 내 이별이라고 해서 그리 대단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내 이별은 나에게나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지 남에게는 아무..
Comment. ㅤ 가장 진한 발자국, 故김경춘 선생님을 추억하며. ㅤ 작은 손바닥으로 연필을 쥐었던 2001년 봄, 풀꽃과 시를 사랑하셨던 선생님은 야생초와 문학과 음악, 바른 글씨를 통한 사람의 마음가짐과 자세, 먼저 낮아지고 사람을 믿어주는 것이 가장 된 사람의 표본임을 온 몸으로 가르쳐 주셨던 분. ㅤ 거대한 세상을 마주하게 될 아이들에게 "작은 것"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알려주신 분. ㅤ 초등학교 작은 동산에 피어난 좀씀바귀 하나 지나칠 수 없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풀꽃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게 하신 분. ㅤ 선생님을 따라 글을 쓰고 싶었고, 선생님을 따라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ㅤ 당신의 마음에 들고싶어 열심히 글을 쓰던 소년은 손바닥이 커져 버린 청년이 되고나서야 그 따스한 가르침을..
오늘이라는 좋은 날에 ㅤ 걸어갑니다 다가올 내일을 위해 희망찬 미래를 위해 오늘이라는 좋은 날에 그 길을 걸어갑니다 힘든 세상 지치지 않게 함박 웃으며 걷습니다 길 끝이 보이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름다운 그대, 그대와 내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오늘은 참 좋은 날입니다. - 김경춘
기쁜 이별 ㅤ 정들었던 철새가 한 마디 작별의 말도 없이 어느 날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을 때 그건 일상 속에 자리 잡은 또 하나의 예정된 이별이지만 쓸쓸해하거나 슬퍼하지 않는 것은 때가 되면 꽃들이 반가운 모습으로 피어나는 것처럼 어김없이 찾아오는 재회의 약속을 믿기 때문이다 이 순간에도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이별 앞에서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게 사진첩의 낯익은 모습 그대로 다시 돌아와 친숙하게 손 내미는 철새와 같은 약속이 있다면 그 색깔 그대로 그 향기 그대로 어김없이 찾아와 얼굴 내미는 꽃들과 같은 약속이 있다면 긴 세월 동안 공허한 가슴에 싹터 오르는 그리움에 대한 상처도 아물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이별이라면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슬픈 사연들은 없을 것 같다. - 김경춘
먼지의 존재 ㅤ 먼지는 늘 익숙한 모습으로 가까이에 아주 가까이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드러내 보인다. 심지어는 옷 주머니 그 은밀하고 깊은 곳까지에도 자리를 잡고 하나의 존재로서 확인될 때까지 많은 시간들을인내하는가 하면 깃털보다 더 가벼워 무게다운 무게로서 인식되지도 못하면서도 하나의 존재로 존재한다. 이름을 불러도 다가와 꽃이 되지는 못하지만 먼지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 - 김경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