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_ 마이클 샌델
by NUGA
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
공동체의 선(善)에 기여하는 것인가?
도덕적 딜레마의 기준이란 무엇인가?
<도움닫기 : 트롤리 딜레마>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관차 앞에 작업자 5명 vs 작업자 1명과 부딪쳐야 할 상황이라면
Q) 당신이 기관사라면 어느 방향을 선택하겠는가?
→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이 필요할 수 있다 : 공리주의
Q) 인부 5명을 구하기 위해 덩치가 큰 구경꾼 1명을 선로로 밀겠는가? → 딜레마
→ 위와 같은 논지라면 5명(다수)을 살릴 수 있으므로 1명(소수)을 미는 것이 옳다.
<정의에 대한 시각>
- 복지 (공리주의) : 벤담
- 자유 (자유 지상주의) : 칸트, 존 롤스
- 미덕과 공동체주의 : 아리스토텔레스
1. 공리주의
- 질적 공리주의 : 밀
- 양적 공리주의 : 제레미 벤담 →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핵심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산다. 즉 도덕의 최고 원칙은 행복이다.
행복은 쾌락이 높고 고통이 낮은 상태이며, 최대한 많은 사람이 행복을 느낄 때가 도덕적인 사회이다
정의로운 사회의 지향점은 행복의 극대화이며, 쾌락의 총량이 고통의 총량보다 많아야 한다.
구빈원(노숙자, 거지들을 한 곳에 모음)의 목적 역시 다수의 불쾌함(고통)이 크기 때문이다.
비판
- 미뇨넷호 사건 : 조류된 4명 중 3명의 선원이 1명의 소년을 식인한 사건 → 살인인가 / 무죄인가?
- 테러범 : 테러범을 고문하겠는가 / 말로 설득하겠는가? → 테러범의 딸까지 고문하겠는가?
즉,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인권'을 제한한다고 하면, "무고한 희생"도 정당한가?
공리주의의 치명적인 약점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 오로지 총합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2. 자유 지상주의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며, 이를 국가가 제한할 수 없다. 정의로운 사회는 개개인이 자유로운 사회이다.
비판
Q) 대리모가 낳은 자식은 불임 부부의 자식인가? 대리모의 자식인가?
→ 자유 지상주의에 따르면 각 개인의 자유에 맡겨야 한다.
→ "여성", "산모" 등의 가치를 무시하고 개인의 인권에만 집중한다.
이와 같이 치명적인 약점이 많으므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 칸트의 등장
칸트
의무론적 윤리설을 주장했던 칸트는 정의에 대해 정언 명령에 따른 행위라고 했다.
정언 명령이란 시대, 장소, 문화를 초월한 공통적인 정의들. 즉, 성경의 십계명, 고조선의 팔조법과 같이 대다수 사회인이 동의하는 것이다.
"정언 명령에 따른 행위"로서의 정의는 당신의 의지의 준칙을 보편화하고, 그 의지의 준칙이 항상 보편적 법칙 수립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늘 보편적이고 타당한 행위가 옳은 것이므로 "거짓말", "지키지 못할 약속"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위이다.
Q) 당신은 거짓말을 해서 가족을 숨겨주겠는가? → 거짓말 한다 / 안한다
만약 칸트는 어떻게 대답했을까? "그 사람 한 시간 전에 지나갔었는데?" 라며 논지를 비켜간 "진실"을 말했을 것이다. 실제로 왕이 칸트에게 공개 비판을 금하라고 했을 때 칸트는 "폐하의 충성스러운 신하로서 공개 비판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지만, "폐하의 충성스러운 신하로서"라는 단서를 붙였다. 이는 "폐하가 죽거나 폐하의 신하가 아니라면 해도 된다"는 대우 명제를 전제한 것이다.
이와 같이 칸트의 정치 이론에서는 정의와 권리를 "사회 계약"에서 도출한다. 칸트는 "집단적 동의"라는 이 계약이 가상의 계약이며, 모든 공법의 정당성을 판가름한다고 결론 내린다.
존 롤스
평등을 중시한 롤스는 정의로운 사회에는 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Q) 마이클 조던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공정한가?
→ 노력의 가치를 제하더라도 "공정하지 않은 재능"을 가졌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
→ 공정하지 않은 재능으로 부를 쌓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에게 재분배(세금)하여 기회의 균등을 실현해야 한다
→ 즉, 천부인권은 누구나 있지만, 타고난 재능은 평등하지 않으므로 평등한 기회를 만들어줘야 정의로운 사회다.
- 실질적 평등론 : 자유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하고, 이는 기회의 균등을 전제로 한다. "차별"이 인정되는 경우는 단 하나, 기회의 균등을 위해 사회적 약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경우 뿐이다. 그 차별이 바로 복지이자 실질적 평등이다. (롤스의 정의론)
- 무지의 장막 :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가상의 상황에서 정해지는 합의가 바로 정의이다.
(장막을 열고 나갔을 때에서야 자신을 알 수 있는 상황)
3. 미덕과 공동체주의
목적론적 윤리설을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는 목적에 따른 삶이 정의라고 했다.
Q) 당신이 가지고 있는 플룻을 10억 경매에 팔 것인가? / 세계 제일의 연주자에게 선물할 것인가?
→ 플룻의 "목적"이 무엇인가? 에 집중한다면 연주자에게 선물하는 것이 옳다.
목적론적 추론
좋은 예) 곰돌이 푸 : "꿀벌이 있는 이유는 꿀을 만들기 위해서야. 꿀을 만드는 이유는 내가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야"
특히, 사회 조직과 정치 행위에서 목적론적 추론을 배제할 수는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개개인의 시민의식을 가장 강조했다. 구성원 개개인의 미덕이 있어야 하며, 미덕이 있어도 그 시민들의 참여가 없으면 무의미하므로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정치의 목적은 사람들이 고유의 능력과 미덕을 계발하게 만드는 데에 있다. 즉, 토론을 통해 공동체의 선(善)을 고민하고, 판단력을 기르며, 시민 자치에 참여해 목적을 찾고 공동체의 운명을 보살피게 해야 한다.
<정의에 대한 고찰>
법은 정의로운가?
'미란다 원칙'은 미성년자 성폭행범이었던 미란다에게 "경고문을 고지해야 할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으므로 무죄가 선고된 이후 만들어졌다. 이와 같이 법의 결론이 시민의 정의에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법은 진실과 정의에 도달할 수 있는가?
"절차적 정의"라고 포장하지만 결국 법은 도달할 수 없는 진실에 손을 뻗기보단, 절차에 따른 판단이 전부이다.
우리 사회는 공정한가?
한국 사회는 급변하는 현대화와 민주화 시기를 겪었으며, 이로 인해 '과정의 공정함'은 발달했으나, '결과의 공정함'은 그렇지 못함에서 느끼는 딜레마를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벌 중 자신이 창업, 자수성가하여 재벌이 된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는가? 그래서 한국 사람의 80%는 사회의 공정성에 강한 불신을 가진다는 통계가 있다.
공정을 언급할 때에는 평등과 공평이 심리학적으로 구분되어짐을 잊지 않아야 한다. 평등(Equality)은 모든 것이 똑같이 주어지는 것이고, 공평(Equity)은 치우침이 없이 개개인의 형편에 맞게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다. 공평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편법이나 반칙 혹은 불법 등이 개입되지 않도록 바르게 지키는 것과 관련된 개념이 공정인 것이다.
공리주의는 타당한가?
'공리'는 한자로 功利, 영어로 Utility이다. 유용성 즉, 효용을 중시하는 입장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명제도 효용을 가장 중시한 결론이라고 볼 수 있다.
공리주의는 우리 사회에 매우 많이 녹아있다. 공리주의가 적절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도시공학에서 "비용편익분석"이란 어떤 목표를 달성할 때 이를 초래할 모든 것을 비용과 편익으로 계산해서 최대 이익으로 결정하는 용어이다. 공리주의가 적용된 것이다.
소시오패스들은 '트롤리 딜레마'에서 보편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차이를 발견하지 못한다. 철저히 공리주의적이기 때문이다. 공리주의가 무조건 소시오패스는 아니지만, 소시오패스의 특징은 효용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며, 사람을 도구로 생각한다. 결국 공리주의가 만연한 사회는 소시오패스적인 사회인 것이다.
자유 지상주의자
자유 지상주의자들은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부의 재분배'를 반대한다. 자신의 소유물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라는 기본권이 있으며, 세금은 노예제와 같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세금이 아닌 자발적 기부를 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남을 도울 의무를 강제할 수 있는가?
→ 개인의 자유 vs 공동체 구성원의 의무에서 선택해야 할 문제이다.
개인주의가 우세한 나라들(미국, 영국)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선택하는 편이고, 집단주의가 우세한 나라들(유럽)에서는 공동체의 의무를 선택하는 편이다.
자유 시장은 공정한가?
- 자유 시장에 우호적인 시각 : 자유 시장을 법으로 간섭하면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사회 전체의 복지를 증진시키며, 거래를 통해 양측이 다 이익을 얻는다
- 자유 시장에 회의론적 시각 :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이 겉보기처럼 항상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어떤 재화나 사회적 행위는 돈으로 거래하면 타락하거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유 시장에서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는 것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보자. 예) 놀이동산의 패스트트랙
야구장의 좌석 차등 요금제는 공정한가? 이는 서비스에 대한 예시에 국한되지만, 앞으로 더 깊은 가치(예 : 생명 - 정자은행의 등급제 논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특히 생명체가 돈에 따라서 모든 것이 분류된다면 그것은 결국 계급 사회일 뿐이다. 기준선이 없으면 더욱 심화될 계급 사회인 것이다.
샌델이 말하는 '정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설령 모두가 동의를 했어도 훼손되면 안 되는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동체주의를 피력한다. 하지만 공동체주의가 보수적인 시각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매킨타이어의 "스토레텔링 빙" (이야기를 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에서 개인은 공동체가 지금까지 써온 이야기를 이어 쓰는 서술자인 동시에 공동체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틀, 즉 맥락 속에서 연기하는 연기자이다. 개인은 공동체가 지금까지 유지해 온 도덕적 틀(맥락)을 지킴과 동시에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이룰 수 없다.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이견을 기꺼이 수용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이다.
Comments.
군대에서 정독했고, 최근에 "책 읽어드립니다"를 통해 다시 한 번 내용을 떠올리게 되어 간략히 정리해 본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우리는 경제학적 관점과 철학 사이에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해야 하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 지 고민해보자는 내용이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삶을 살게 되기 때문에 '정의'에 대해 결코 정답을 내릴 수 없다. 존 롤스가 언급한 '무지의 장막'과 같은 중립적인 장치나, 그 어떤 의결 기구 역시 '정답'을 기대할 수 없는 허구일 뿐이다. 오히려 '무엇'을 선택하느냐보다 선택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과정'이 중요하다. 똑같은 답일지라도 오래 고민한 선택과, 고민 없이 고른 선택은 완전히 다른 답이기 때문이다. 선택에 긴 시간을 할애하는 사회가 건강한 것이다. 즉, '정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찰하며, 그것에 도달하는 '고민과 과정'을 짚어봐야 한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던져야 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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